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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멜리 노통이라는 작가는 물론이고, 그의 책들 역시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시간의 옷' 에서 그랬듯이, 등장 인물들 간의 대화만을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방식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쉬우며, 또 진부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순전히 무료함과 호기심 때문이었고, '살인자의 건강법' 을 모두 읽고 난 지금도 그의 작품들에 대한 평가 - 무료함과 호기심 때문이 아니라면 그다지 읽고 싶은 책이 아니라는 - 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다만, '진부하다' 라는 표현 만큼은 취소해야 할 것 같다. '살인자의 건강법' 의 행간에는 확실히 신선한 요소들이 숨어 있으며, 주된 내용 또한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만약에 이 작품이 조금 더 형식적인 방법으로, 즉, 조금 더 평범하게 쓰여졌더라면, 나는 '살인자의 건강법' 이 훨씬 더 재미있는 소설이 되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짧다. 두어 시간이면 누구나 너끈히 읽어 해치울 수 있을 정도로 짧다. 내가 보기에, 아멜리 노통의 작품들은 대개 이 정도로 짧다. '적의 화장법' 이나 '앙테크리스타' 도 그렇고, '살인자의 건강법' 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이처럼 바쁜 사회에서는 하나의 미덕이 될 수도 있으나, 나와 같이 시간이 많은 독자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기는 여지가 되기도 한다. 특히, '옮긴이의 견해가 글의 여기, 저기에 끼어 드는 것이 지나친 나머지, 심지어는 짜증을 유발할 정도' 가 되다 보면, 그렇지 않아도 짧은 소설은 마치 눈이 녹는 것과 같이 빠르게 얕아져 버리고 만다. 전체 내용의 9할 이상을 '대화' 에만 할애하고 있는, 그래서 등장 인물들이나 상황들의 정체성이 무척 뚜렷한 소설이다 보니, 나름대로의 해석이 끼어 들 여지가 없다는 사실도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 책에는 옮긴이의 흔적들이 짜증스러울 정도로 많이 남아 있다. 굳이 잘 쓰이지 않는 표현들이나 낱말들을 끌어다 붙이는 것은 물론이고 - 여기에는 작가의 의도를 충실하게 따른 까닭도 있겠지만 - 조금이라도 낯선 이름들에는 어김 없이 옮긴이의 주석이 붙어 있다. 이 길고도 재미 없는 주석들은 문장의 허리를 쑹덩 잘라 버리고 있으며, 그것도 엄청나게 자주 자른다. 차라리 각주를 붙여 각 페이지의 하단부에서 그것들을 정리한다던가, 책의 말미에서 풀이를 한다던가, 아니면 아예 그런 잘난 체 하는 주석을 붙이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내용 외적인 부분들 때문에도 책에 대한 평가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을 몰랐던 것일까?
불평만 잔뜩 늘어 놓은 것 같지만, 어쨌든 한 번 쯤은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후반부에는 일종의 반전이라고 생각될 만 한 부분이 있는 만큼, 이 소설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늘어 놓지 않겠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다음에는 '앙테크리스타' 와 '적의 화장법' 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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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전달이 목적인 전문서적이라면 모를까, 즐거움(or감동)추구가 목적인 소설에서 옮긴이 주석이 문맥을 수시로 끊으면 난감하죠. (...) 그나저나 제목이 되게 땡기네요. :9
2007/01/25 18:45제목은 항상 그럴 듯 해요. 거기에 속았지만... -_-;
2007/01/27 1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