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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맞는 것.

잡문 2005/07/08 19:09 by 은빛늑대
비가 오는 날은 온통 무거운 침묵이 주위를 지배한다.
시커먼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눈에 보이는 모든 곳에서 물이 튄다.
그 모습을 집 안에서 창문을 통해 보는 것과, 밖에서 창문을 통해 집 안을 보는 것은 매우 신기한 느낌이 든다.
이 차가운 풍경 속에서 오직 나 홀로 체온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 혹은 진흙탕 속에서 구원의 문을 바라 보는 느낌.

비를 맞고 있으면 가슴이 차분하게 가라 앉는다.
어젯밤까지 나를 괴롭히던 온갖 상념들이 사라진다.
그 순간 세상에는 오직 나와 빗줄기만 존재한다.

비가 내릴 것 같으면 일부러 우산을 가지고 나가지 않을 때도 있다.
우연을 빙자한 필연. 비가 내리길 기다리는 것이다.

쏟아지는 비 속에서는 가끔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2005/07/08 19:09 2005/07/0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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