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좇아 가다 보면, 가끔은 무척이나 막막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 '꿈' 이라는 놈이 당최 어디쯤에 자리를 잡고 있는지를, 나로서는 도통 알 도리가 없는 까닭이다. 시험이나 금전 따위로써 얻을 수 있는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나 스스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에 이르지 못 하는 한, 나는 영원히 작가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아쉽게도, 나는 나 스스로에게 관대한 성격의 소유자는 아니다. 나는 늘 나 자신을 닦달하고, 다그치고, 두드려 댄다. 그래야만 직성이 풀린다. 그런 자신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곧 나 자신을 성장하게끔 하는 발판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단점은 있다. 스스로를 못마땅하게 여기려 들기 때문에, 그에 따라 점차 스스로를 믿지 못 하게 되어 간다는 것이다.
최근에 들어서, 나는 전에 없이 극심한 불안과 자괴감과 좌절감에 빠져 있다. 기필코 작가가 되고야 말겠노라는 오기와 더불어, 과연 이런 확신할 수 없는 미래에 내 모든 열정과 젊음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가, 라는 지울 수 없는 의구심이 자꾸 생겨서이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확신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오기를 가질 수 있겠느냐만서도, 자신을 믿지 못 하는 만큼씩 스스로의 장래에 대한 신뢰의 농도 또한 옅어져 가는 것 역시 인정하고 싶지는 않아도 사실이다. 단지 '잘 먹고, 잘 사는' 문제에 있어서만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한 확신이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어쩌면 나는 어울리지도 않는 일에 정신이 팔린 탓에 내가 정말로 해야만 할 일을 까맣게 잊고 있는 게 아닐까?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나는 작가 이외의 미래는 떠올릴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더 불안하고, 더 서글프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 자원 낭비 이상의 의미는 없는 - 잡문 따위만 질리지도 않고 계속해서 생산해 대는 종이 나부랭이 공장이 되고 싶지는 않은 이유에서다. 어차피 작가가 될 것이라면, 다만 조금이라도 더 나은, 문학적으로 작은 가치라도 있는 글을 써 내고 싶다. 뼈를 깎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겠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헤집듯이 어설프게 훑어 나가면서도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가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내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조차도 잘 모르겠다. 이대로 '이 정도로도 봐 줄 만은 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가진 채로 작가가 된다면, 나는 아마도 평생 동안 내내 삼류에만 머무르게 될 것이다.
누구나 한 번 쯤은 스스로와 스스로가 가고 있는 길에 대한 불신에 빠져 흔들릴 때가 있다. 그것은 참으로 모순적인 일이다. 원해서 가는 - 물론, 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살기 위해서는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 길을 믿을 수 없다니 말이다. 그러나, 인간은 원래 모순적인 존재다. 하라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하고, 하지 말라는 일은 오히려 서로 하려고 든다. 잘 되어 가는 일에는 훼방을 놓고, 틀려 먹은 일에는 소매를 걷어 붙이고 거든다. 사실, 그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지독한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고, 곧은 탄탄대로 위에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을 수 있는 이유가 또한 바로 그것이므로. 나는 꿈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여전히 꿈을 잡으려 악을 쓰고 있다. 바라 마지 않으면서도 어쩐지 두려운, 모순적인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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