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나는 나 자신의 특징들, 혹은 타고 난 '성질' 이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음을 스스로 느낀다. 가끔은 스스로에게 있어서도 생경한 나 자신의 모습을 돌이켜 보면서 깜짝 놀라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 속에서 일어 나는 일들이 다 그렇듯이,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다, 라고 설명하기에는 참 애매한 변화들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이 변화의 방향이 따뜻하고 긍정적인 방향이라는 점 만큼은 확신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라던지, 세상을 보는 시선 등이 예전에 비해 많이 부드러워지고, 감정의 농도도 무척 짙어졌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들에 대한 생각이 점점 깊어져 가는 것은 차라리 신기하기까지 한 경험이었다. '내가 이토록 가족들을 사랑하고 있었던가?' 라는 가슴 벅찬 의문마저 떠오를 지경이었으니까 말이다.
그 '가족들에 대한 생각' 이라는 것은, 부모님들과 외할머니께서 나에게 주신 사랑과 올바르게 키워 주신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잔정이 없는 나로서는 그런 마음을 표현하기가 너무나도 어렵고 간지럽게 느껴진다. 뭐랄까, '에이, 어쩌면 벌써 다 알고들 계실 텐데, 이제 와서 뭣 하러 굳이...' 라는 느낌이랄까. 매일 같이 얼굴을 맞대고 사는 가족들에게 갑작스럽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다는 것이 우습기도 하다. 그렇다. 가족들 간의 사랑은 조용하고도 느리게, 그리고 거창하지 않게 표현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사 들고 온 군밤 몇 개와 같은 형태로써 말이다. 내가 어렸던 시절의 이 무렵이면, 외할아버지께서는 종종 군밤 몇 개가 들어 있는 봉지를 나에게 건네 주시고서는, 등을 돌려 등산화를 벗으셨다. 그 넓은 등이 어찌나 따뜻하게 느껴졌던지, 나는 손에 쥔 군밤 보다도 그 등에 업히기를 더 좋아했었다.
열 명에 가까운 식구들이 복작대며 살았던 그 시절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세월 동안, 나는 대단히 훌륭한 가정 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서로 부딪히기를 반복하면서도 뿔뿔이 흩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부모와 자식으로서의, 그리고 사람으로서의 도리란 어떤 것인지, 타인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감정은 어떻게 표현되는 것인지를, 굳이 가르치려 드는 사람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저절로 배우게 되었다. 그것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들 보다도 훨씬 더 값진 것이었다.
옛 말에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이라는 성어가 있다. '가정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풀려 나간다' 라는 뜻이다. 하지만, 가정의 형태가 바뀌고, 그 규모 또한 점점 작아져 가는 현대에, 인륜을 저버린 듯 한 범죄들이 늘어 가는 것을 보면, 그 말의 이면에는 '세상이 그릇된 방향으로 흘러 가는 것을 막으려면, 우선 가정이 바로 서야 한다' 라는 의미가 숨어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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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인생 최초의 타인이니만큼, 좋은 사람을 만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에 무엇보다도 큰 영향을 지니는 것 같아요. 뭐어 부모도 아이도 서로를 선택할 수는 없는 거지만요.
2006/12/27 12:53혼자서 몇달간 지내다 보니 가족들에게 '사랑해' 문자도 자주 보내고 받게 되더군요. 세상 껄끄러운 일이 다 그렇듯 자꾸 하다보면 평범한 일상이 되나봅니다.'ㅁ'
저는 역시 그렇게까지는... =_=
2006/12/27 15:31식구들이 워낙에 다들 그래요.
저희집은 원래 식구가 많아서 어릴때부터
2006/12/27 15:51복작복작대며 살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좋더라구요
예전에도 식구가 많은게 좋다고 생각했지만..
그땐 단지 어려서 같이 놀 형제 자매가 많아서 좋았던것 같아요
다 큰 지금은 서로간에 챙기면서 위로하고 그런게 행복인거 같아요
다들 결혼해서 아기를 낳았는데..
지금 언니가 산후조리 겸 해서 집에 와 있거든요..
그래서 형부도 주말에 왔다갔다 하시고....
참 좋은거 같아요....
다 모이면 잘 자리가 없어서 집안에서 방황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생기지만.... 참 좋네요
그런 모습이 참 부럽더라구요.
2006/12/28 16:25다들 분가해 나가면서 많이 썰렁해졌어요.
은빛늑대 회원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 헤드라인에 등록되었습니다.
2006/12/28 18:26감사합니다. :)
2006/12/29 1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