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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wolf's Daily Record :: 은빛늑대의 인간 세상 탐험기.

지난 11월 16일 저녁, 마루 님의 주최로 제 4회 부산 블로거 포럼이 열렸다. 엔시스 님, 최순욱 기자님, 미고자라드 님, ziwoogae 님, BK Love 님 등, 나를 포함하여 총 일곱 분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셨고, 블로그의 운영과 관리 등, 몇 가지의 주제에 대하여 여러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오간 즐거운 자리였다. 시간이 시간인데다가 - 오후 일곱 시부터 시작되었으므로 - 참석자가 그리 많지는 않았던지라 충분한 토론이 이루어지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막연하게만 사용해 왔던 블로그의 이런 저런 측면들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를 주었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특히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블로그에서 좋은 글을 쓰는 방법' 이라는 주제에 관한 대화였다.

'좋은 글' 이란 어떤 것일까. 스티븐 킹은 그의 저서인 '유혹하는 글쓰기' 를 통해서 “좋은 글이란 사람을 취하게 하는 동시에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라고 말한다. 나의 생각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그 글이 써진 목적에 따라서(이를테면, 정보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기사 같은 글의 경우에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간결하면서도 가장 효율적으로 사실을 서술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글로 여겨질 것이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글' 이라는 것의 가장 우선시되는 목적은 바로 읽는 이들에게 어떤 생각의 기회나 여지를 제공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런 글이 또한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까지 남긴다면, 그것이야말로 흔히들 말하는 '좋은 글' 의 표상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과는 또 별개로, 블로그에서 '좋은 글' 을 쓰려면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올블로그블로그코리아 등의 여러 메타 사이트에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대로 묻혀 사라지는 글들 가운데에도 웬만한 전문가들 못지않은 수준의 글들이 상당히 많은데, 그들이 그에 합당한 평가를 받지는 못 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블로고스피어에서 통용되는 '좋은 글' 의 기준은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아마도 그것이 바로 일반적인 의미의 '글' 과 인터넷에서의 '글' 사이의 간극이리라.

그렇다면, 블로그에서의 '좋은 글' 이란 대체 무엇인가. 현재 메타 사이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글들의 면면을 보면, 블로고스피어(또는 메타 사이트 자체)에서 회자되는 이슈라던가 다소 선정적인 주제를 다룬 글들, IT분야의 새로운 소식들, 혹은 연예계에 떠도는 소문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외에도 간간히 '낚시' 의 성격을 띤 글들이나 성(性)적 뉘앙스를 풍기는 글들도 보이지만, 그 비중은 크지 않다. 단지 이것만을 통해서 유추해 본다면, 적절한 시의성(時宜性)을 갖춤과 동시에,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 만한 내용을 재료로 하고, 그러면서도 별로 무겁지 않은, 말 그대로 단발적인 글이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이런 것이 바로 인터넷에서의 '글' 의 속성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포럼에서도 잠시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면, 앞서 나열했던 특징들만 갖춘다면 항상 '좋은 글' 이 되는 것일까? 나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 '좋은 글' 이란 단지 사람들의 일시적인 관심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의미의 '좋은 글' 은 시간이 흘러도 그 의미를 잃지 않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물론, 잠깐만 한눈을 팔면 수 천, 수 만 개의 글들이 폭풍처럼 밀려 올라오는 블로고스피어에서 '생명력' 을 찾는다는 것이 어불성설처럼 들릴는지도 모르겠지만, 어떤 글들은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여기, 저기에 링크되어 읽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인터넷에서라고 해도 결국 '좋은 글' 의 가치는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블로거들에게 요구되는 '저널리즘' 이라는 것 또한 그런 것이다. 일시적이고 도발적인 것이 아닌, 자기 스스로가 나중에 다시 읽어 보아도 부끄럽지 않은, 그리고 전문성을 가지고 책임을 질 수 있는 글을 쓰는 것.

전통적인 의미에서건, 혹은 이 시대의 새로운 의미에서건, '좋은 글' 을 쓴다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에 가까워지려 노력을 할 필요는 있다. 일전에 쓴 글에서도 이야기했듯, 너무 쉽게 가벼운 말들을 내뱉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후기라기에는 조금 이상한 글이지만, 내가 포럼에서 듣고 느낀 것의 개요가 대강 이렇다는 식으로 읽어 주시면 되겠다.

2007/11/25 16:15 2007/11/25 16:15

TRACKBACK :: http://dsc0320.ivyro.net/tatter/trackback/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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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이전에 적었던 글 "'[한겨레] 삼성·엘지, 미국 휴대폰 시장 장악' 라는 기사에 대해 (전세계 휴대폰 시장 분석 자료 포함)" http://asrai21c.tistory.com/122 라는 글에서 "전세계 모든 시장은 미국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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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 내 블로그가 좋은 미디어가 되려면 ?

    :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2008/10/01 04:18 삭제하기

    저도 이 누리방(개인 블로그)을 꾸려온 것이 기간만으로 셈하여 길다면 길 수 있고, 더 오랜 기간 웹문서 형식으로 꾸준히 활동해오신 분들에 비하여 짧다면 짧은 기간입니다. 오랜 제 고객 방

  10. 국내 블로그의 정보화 수준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 (연예인을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점)

    : IT,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글로벌 칼럼 2008/10/15 00:40 삭제하기

    여러분은 인터넷 검색을 왜 합니까? 그것은 바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이고,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지식인으로서 성장해보겠다는 야심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정보가 많이 쌓여 있어

  11. [수사학] "글 잘쓰는 방법"_논리적인 글쓰기 위한 기술과 수사법

    : 진리의 길 2009/02/28 10:37 삭제하기

    서론 - 글쓰기의 고단함 자신만의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글쓰기'는 하루의 일과처럼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누구나 한번쯤은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라

  1. 미고자라드 수정/삭제 답변 달기

    좋은 글에는 두가지 부류가 있지 않을까요? 하나는 시의성이 적절한 글, 또 하나는 글 자체가 '아름다운' 글. 2007/11/25 17:55

    1. 은빛늑대 수정/삭제

      아름다운 글도 결국 의미가 없이 외형적인 미의 추구에만 그친다면, 그것도 '좋은 글' 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2007/11/26 19:40

  2. 초하(初夏) 수정/삭제 답변 달기

    은빛 늑대님이셨군요. ^^ 글 엮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그 글 엮어놓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뵐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2008/02/21 00:55

    1. 은빛늑대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한동안 블로그에서 손을 놓고 있었네요... :) 2008/03/01 23:06

  3. 초하 수정/삭제 답변 달기

    관련 내용이어서 다른 곳에 글 엮다가, 다시 열어본 글입니다.
    또 하나 엮어놓고...
    근데, 요즘 뵐 수 없는 것 같은데, 바쁘신가요?? 2008/10/01 04:17

    1. 은빛늑대 수정/삭제

      사실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젠 여유가 생겼어요. 2009/02/26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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