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에 한 번은 외박이다. 누가 불러서 나가는 것도 아니고,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는 것도 아닌데, 그저 집에 있는 것이 답답하다는 이유로 나는 오늘도 어두운 거리를 걸어 어디론가 향한다. 아침이 되어 다시 거리로 나서면 이미 가을처럼 쌀쌀해진 바람이 내려앉을 듯이 무거운 눈꺼풀을 간질이며 지나가고, 알 수 없는 허탈함만 가슴에 잔뜩 남는다. 가족들 모두가 잠든 집으로 고양이처럼 살며시 들어와 눈을 붙이고 나면 이미 하루는 절반이나 흘러가 있다.
깨어 있는 동안에는 소설을 읽거나 담배를 피운다. 게임에 온통 빠져 있기도 했지만, 이젠 그마저도 힘겹게 느껴진다. 가끔은 누군가를 - 주로 게임 속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들을 - 만나기도 하고, 실제론 떠나지 않을 여행 따위를 계획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온통 환상으로만 가득한 시간인 셈이다.
늘 이렇게 지내다 보니, 밤이 깊어지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꿈이라면 눈을 뜨고도 얼마든지 꾸었기 때문이다. 나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지금의 내 모습에 대한 자괴감도, 좀처럼 이어나갈 수 없는 소설에 대한 갖가지 구상들도 이 시간이면 슬그머니 뇌리를 스친다.
최근에는 정말로,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정말로 처절하게 죽음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 이내 털어버리기는 했지만, 그 얼마간의 시간이 나에게는 정말이지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병원에 다니며, 그리고 좋은 사람을 만나서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하지만, 의사는 이런 마음의 병은 언제고 다시 찾아올 수 있다고 했다.
무엇 하나 즐겁다고도, 충실하다고도 말할 수 없는 생활이다. 나도 알고 있다. 이 모두가 지긋지긋하고 지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천천히, 조금씩,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나 자신을 닦달하거나 조바심을 내지 않으려고 애쓰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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